[die Welle, 2008] 우리안의 die Welle

2018. 7. 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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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공부를 좀더 효과적으로 잘하고 싶어서 독일 영화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반복해서 볼 영화를 찾아다녔는데, 그중 눈에 띈게 바로 이 디 벨레이다.



이 영화를 보고 놀란점이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이런 영화를 독일에서 만들었다는 점과

이 영화속 장면 장면들이 너무나 낯익다는 것이다.


라이너 선생님은 처음에 독재는 또다시 독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에 대한 의문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아이들은 있을 수 없는일이라고 하지만 라이너 선생님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험해본다.


그런데 라이너 선생님이 이 독재를 하기위해 실행하는 방식들,

예를 들면, 선생님이 오시면 반장이 일어나서 인사하게 하고 모두 자리에 앉고,

손들면 선생님이 지목을 해야 발표를 하고, 유니폼을 입고다니고, 자신만의 문양을 만들고, 집단의 이름을 짓고



이 모든 행동들은 한국에서 초등학교때부터 벌어지고 있는 행태들이였다.


처음에 아이들은 흰색 셔츠와 청바지를 입으면서 빈부의 격차, 인종을 떠나 모두가 평등해진다고 좋아한다.

어렸을 적 교복의 장단점을 토론하면서 행해졌던 교복의 장점 아닌가!!

심지어 본인들의 공동체에 디벨레라는 이름을 짓고, 그들만의 행동을 하고 기호도 만든다.


공동체를 강요하고, 조금이라도 의문을 가지거나 튀려는 학생들을 철저하고 은밀하게 배척한다.


정말 우리사회의 면과 똑같이 닮아있었다.



비단 학교뿐만이 아니다.


대기업에서 워크샵때마다 회사 티를 나눠주고 입고 춤추고 단합행동하고, 튀거나 의문을 제기하면 철저하게 배척당하는 모습들,


이것들이 모두 전체주의적인 우리 사회의 단면들이였다.

나는 이런 파시즘적인 것들은 모두 군대같은데서나 일어나는 일인 줄알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겹쳐지는 한국의 모습들과 그것들을 열광하며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혼란이 왔다.

양아치 학생들은 자기들이 시덥지 않은 양아치였는데 이 디벨레를 만나면서 본인들의 행동에 정당성이 부여된다고 좋아하고 소심하고 사회성이 결여되었던 학생은 계속되는 선생의 칭찬에 행동대장이 된다.



영호를 보면서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대법원장의 판결 거래 사건들이 떠올려졌다.


이런 권위주의적인 사회에서 판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사회와 공동체에서 우월하고 똑똑해야할까,

이런 초등학교때부터 선생님 말 잘듣고 공동체의 이익을 실현하기위해서 앞장선다면 이런 비리 대법원장도 가능한 일이 아닐까.


다수의 이익을 위해 혹은 권력자의 이익을 위해 양심과 객관화된 가치관은 사라지고 본인의 정당성과 신념만이 남아 칼을 휘두른다면.

양승조라는 대법원장 및 여러 비리판사 검사들 혹은 비리형 정치인들은 그들이 잘못되었다기보단 우리사회가 키워낸 괴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요즘 찬성의견만 내면 무슨 간첩처럼 몰리는 예맨 난민사건이 떠올려진다.

우리라는 공동체가 너무 강해서 다른 종교, 다른 인종에게 느끼는 포비아. 

그 또한 우리안의 파시즘이 키워낸 공포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라이너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학생이 본인의 수업을 자랑스럽게 부모에게 이야기하고 부모는 의아해한다. 

특히 수업 방식을 싫어하는 학생들을 라이너선생이 쫒아냈는데 부모는 그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생은 본인의 말썽쟁이인 동생에겐 그런 행동이 필요하다고 부모에게 말하지만 부모는 고개를 젓으며 말한다.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니야. 얘는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해"

배척보단 포용, 다름을 인정하고 조절하려는 생각. 그리고 그것들을 잘 굴러가게 하기위한 촘촘한 법규.


요즘 많이 대두되는 여성혐오, 남성혐오, 난민혐오, 이슬람혐오.

혐오란 이름앞에는 우리의 생각, 피부, 성별등 본인이 속해있는 공동체와 다른 집단이 붙는다.



영화를 보면서 기분은 씁쓸해졌지만 현실을 직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 벨레는 독일인보다 한국인들이 많이 봐야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영화의 결말은 아주 비극적으로 난다.



우리사회도 비극적으로 끝이나기 전에 우리안의 파시즘을 깨버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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