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여행] 카셀 도큐멘타 2022

2022. 8. 15.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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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셀 도큐멘타 2022

 

2주 전에 카셀에서 5년마다 열리는 카셀 도큐멘타에 다녀왔다.

도큐멘타는 독일에서 나치 시절 때 예술이 탄압을 받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사람들에게 현대미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행사로 열리기 시작했다. 5년마다 100일간 열린다고 한다.

 

사실 암것도 모른 채 오 5년마다 열리는 예술 축제라고 해서 다녀왔는데 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찾아보고 가면 좋을 듯하다.

이번 전시에는 인도네시아 예술가인 타링 파디가 작업했던 민중의 정의라는 거대한 그림이 반 유대주의적이라는 것에 휩싸여 철거되기도 했다. 누구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철거되었기에 나는 그 판단을 내릴 수 없다.

 

무튼 이번 도큐멘타의 주제는 인도네시아의 전통적인 공용 쌀 저장창고 '룸붕'이다. 

공동체의 관한 주제인 것 같다.

전 세계의 예술이 모여들다 보니 주제에 따라 아무래도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같이 동행한 친구는 이번에 베니스 비엔날레에도 다녀왔는데 베니스 비엔날레가 미학!! 내가 젤 아름다워!! 를 보여준다면 여기는 미학보다는 메시지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개인적인 느낌)

그래서 몇 개의 작품들은 정말 난해했지만 또 몇개의 작품들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미학에서 오는 감동은 작을 수 있지만, 한편으론 팔레스타인 전쟁, 시리아 전쟁, 기후위기, 공동 경작, 외설 같은 예술, 공예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예술품과 거기서 오는 다양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 팀도 이번 카셀 도큐멘타에 참여했는데 일제강점기에 사이판에서 벌어졌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참담함을 비교적 간략하지만 강력하게 다큐를 보여줘서 너무 좋았다.

 

재밌었던 작품 토속적이다.
우리나라 팀에서 만든작품
제주도 방언으로 아리랑을 부르시는데 가슴이 뭉클했다.

 

 

사실 독일에서 느끼는 건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시리아 내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등과 같은 아랍 쪽 나라들의 전쟁에선 이상할 정도로 무심하고 난민에 대한 태도도 차갑다.

그런 면에서 이번 도큐멘타가 유럽인들에게 한번 더 인식시켜 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팔레스타인에서 온 작품.
큰 종이가 없어 이렇게 나눠서 그리고 붙인다고..

 

내가 가장 좋았던 작품은 커다란 돔 안에 들어가서 빛은 바닥에서 비추고 거기에 식물을 심고 그리고 그 위에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음악은 아니지만 어딘가로 들어오는 소리와 빛이 변화하면서 식물들이 돔에 그림자로 비추고 관람자들은 앉아서 고요하게 그 그림자들을 바라본다.

제일 좋았던 장소이다. 

 

제일 좋았던 작품이자 공간

 

 

또 건축전공자로서의 하나의 다른 재미는 전시장이다.

카셀 도큐멘타라는 게 하나의 건물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도시 전체 곳곳에 전시장이 있다. 그곳을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몇 개는 시립미술관이지만 몇개는 도시재생으로 수영장을 개조한 건물에 전시장을 만든다던가, 공장 같은 건물에 전시장을 만들기도 하고 버려진 창고에도 전시장을 만든다.

수영장을 개조해서 만든 전시장
그 앞에 있었던 파빌리온

 

그리고 도큐멘타뿐 아니라 여기에 참여하지 못한 예술가들이 팀을 이뤄서 개별 전시를 한 곳도 보았다.

주제에 벗어나서 그런지 오히려 메시지는 없었지만 미학적인 관점에선 더 재밌고 좋았다.

5년마다 한번 열리는 만큼 그 주제는 현재를 관통하는 질문이나 혹은 경향일 수도 있다.

사실 이 주제라는 것들이 어떻게 보면 지금 현재의 현대미술의 화두가 아닐까도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5년 뒤의 카셀 도큐멘타도 또 가보고 싶다.

 

 

배안에서 작품을 설치함. 도큐멘타 팀은 아니였다.
지하를 통째로 작품화함. 재밌었다.
위 사진과 같은 지하실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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