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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올해의 목표는 독일에서 운전면허를 다시 "새로" 따는 것이였다. 나는 한국 면허가 있지만 운전을 하지 못한다. 그렇다. 내가 바로 이명박 정권의 최대 피해자이다. 명박이가 다스이즈 누구꺼 하면서 운전면허 시험을 매우 간소화시켜서 정말 조금 과장해서 직진으로 운전만 하면 딸수 있게 했던 시대가 있었다. 나는 그때 첫 설계 사무실이였고 소장놈이 하도 따라고 지랄해서 따기 싫었는데 운전면허를 따게된다. 필기는 공부 거의 안하고 시험전날인가 앱으로 공부해서 붙고 장내 실기는 T자 S자 없고 걍 직진만 했던거같은데 너무 쉬워서 기억도 안난다. 장외 실기는 내 앞사람이 나랑 똑같은 코스여서 그냥 붙었다. 그리고 붙고나서 운전을 하는데 직진밖에 할줄 몰라서 홍대에서 삼성 서비스센터 걸어서 30분갈꺼 소장놈이 지..


다음주 주말에 브레멘 근처에서 열리는 Hurricane Festival에 간다. 딱히 음악에 호불호가 없는 타입이라 친구들따라 가는데 가기전에 음악이라도 들을까해서 들어봤는데 음악은 딱히 내취향은 아니지만 끌리는 제목 Akne Kid Joe 라는 펑키밴드의 What AfD thinks we do... AfD (독일 극우정당 우리나라 국힘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 생각하는 우리의 활동.. 정도? 딱 보기에도 오 비꼬는 노래구나 싶어서 가사를 찾아보았다. 가사 Die Arbeit ruft und ich muss heute wieder ran 직장이 나를 불렀고 나는 오늘 또다시 일을 해야한다 In der Schlange vor dem Bus stell ich mich hinten an 버스 앞 줄 맨 뒤에..


3년간 회사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한 것 중 하나가 이메일 쓰기이다. 회사와 협의할 때도 이메일을 주로 썼으며 나는 운이 좋게도 예전 룸메도 독일인, 지금 남편도 독일인이어서 만약 내일 무슨 일이 있고 거기에 대해 이메일을 써야 한다 하면 집에 와서 숙제처럼 한번 써본 뒤에 독일인들에게 첨삭받았다. 이런 독일어는 학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래서 몇 개의 상황을 예시로 블로그에다가 써볼까 한다. 그래서 첫 번째 주제로는 첨부파일을 보낼 때이다. 이메일 혹은 편지 쓰기의 기본 중의 기본인 Sehr geehrte Damen und Herren, 이것도 사실 진짜 누구한테 보내는지 모를 때나 쓰고 보통은 Guten Tag Frau/Herr~, 혹은 아침에 보내는 경우 Guten Morgen Frau/He..


2019년 4월에 독일에 와서 2020년 2월부터 지금 있는 회사에서 일을 하였다. 어학도 한 6개월 한 나를 왜 뽑아 줬는지 조금 궁금했지만, 처음에는 고마워하면서 열심히 다녔던 것 같다. 솔직히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나 혼자 그리고 소장이랑 이렇게 둘이서 한다. 두 명이 할 건 못되지만 어쨌든 1인분의 역할을 이 회사에서 하고 있구나 하고 잘 다녔다. 하지만 너무 적은 휴가 일수와 급여를 굉장히 적게 올려줌 등으로 이직 결심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급여가 너무 적게 올라서 동기부여가 사라졌다. 올해 10월 즈음 나는.소장에게 정식으로 내 급여를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소장은 나를 20년차 경력의 직원과 비교하면서 너는 이렇게 일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아니 나도 여기서 20년차 있었으면 할 수 ..


한국에선 항상 컴퓨터가 있었다. 노트북이 아닌 컴퓨터가. 학교 작업실에 컴퓨터를 놓고 작업하는데 편했고, 졸업 설계 때는 학교 내 자리에 컴퓨터를 옮겨놓고 작업을 했다. 처음엔 조립을 하지 않고 아빠가 사줬던거 같은데 그 사준 컴퓨터가 메인보드에 뻑이 가서 어쩔 수 없이 교체해야만 했다. 처음엔 뻑이 어디서 간지 몰라서 하나씩 바꾸기 시작했다. 그래픽카드, 씨피유 그러다가 메인보드에서 뻑이 간걸 알고 다 교체를 진행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내손으로 직접 공부하며 부품 사서 조립한 컴퓨터를 일 년 만에 아빠한테 다시 팔았다. 독일로 오기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간편한 노트북으로 바꿔서 오려고 아빠에게 팔고 그 돈으로 노트북을 사고 한 한 달 전까지 자주 사용했던 것 같다. 단점이라면 남편이 게임하는데 나도 너..


컴퓨터 게임 좀 해봤다면, 사양 좋은 컴퓨터에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기계식 키보드에도 한 번쯤 관심을 가졌을만할 것이다. 하지만 키보드 치고 너무 비싸서 그동안 사지 못하고 있었고 독일로 넘어오면서 컴퓨터에 대한 꿈은 멀어져 갔기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결국 컴퓨터를 맞추게 되는데, 마르쎌이 맨날 지 컴으로 그래픽 좋은 게임만 돌리고, 그 게임은 불행히도 내 노트북에선 돌아가지 않아서 그래픽카드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다가 이번에 4000대 글픽카드가 나오면서 기존에 있던 글픽카드들이 가격이 다 내려가서 간신히 3070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립컴퓨터를 다시 구매하게 되고 모든 부품은 다 사고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는 동안 항상 생각만 해오던 기계식 키보드를 구..


그날은 내가 대학원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날이었다. 갑자기 같이 근무하던 친구가 "언니 이것 좀 봐요" 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들이밀었고 거기엔 배가 침몰하고 있었다. 그 후로 계속 우린 근무고 자시고 계속 새로고침과 동영상 뉴스를 보며 세월호 침몰을 바라만 봐야 했다. 처음엔 "모두 구조했다"라고 떴고 다시 그건 오보였고 그리고 날아오는 소식은 참담하고 암담할 수밖에 없었다. 울었고 사과했고 다짐했다. 그런 어이없는 죽음을 다신 듣지 않겠다고 그리고 8년이 흘러 나는 또다시 다시 목격하게 되었다. 이태원 핼러윈 파티. 3년 전에 나도 거기 있었다. 내 예전 회사는 심지어 이태원에 있어서 매년 거기를 지나쳤고 한 번은 작정하고 놀러 간 적도 있었다. 그 당시엔 해밀턴 앞 도로를 통제하고 그곳으로 사람이 다..


모두들 각자의 좋은 세상을 어릴 적부터 꿈꾼다. 나는 망상 혹은 공상을 좋아해서 어른이 되었을 때의 나를 종종 생각하곤 하였다. 내가 어른이 되면 이런집에 살까, 저런 집에 살까, 직업은 무엇일까 결혼은 했을까 등등. 그리고 사회라는 것이 내 머릿속에 정확하게 인식되기 전엔 나 자신에 대해서만 생각하곤 했다. 그러다가 어찌저찌 대학교를 나오고 사회에 나오게 되었을 땐, 내가 생각하는 사회가 아니어서 절망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 대안을 찾기도 하는 것 같다. 나는 한국 오기 전의 내 머릿속의 독일을 꿈꿨었다. 유토피아는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지금의 독일보단 내가 꿈꿨던 독일이 조금 더 유토피아적이라고 할 수 있었을 거 같다. 멋진 신세계. 제목만 봤을 땐 어렸을 땐 청소년이 읽어야 할 고전 도서 목록을..


살다 보니 이런 일도 다 있다. 내가 결혼을 하다니. 결혼을 하였다. 마르쎌과 어언 1년쯤 만났을 때 나는 한국을 아직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독일에서 살려면 울타리나 뭐 좀 결속력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르쎌한테 먼저 제안했다. " 혹시 너 결혼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니? 난 우리가 2년쯤 사귀고 나면 결혼하고 싶은데 결혼 생각이 없으면 말해줘, 다른 이를 찾아봐야 하니까 ^^" 마르쎌은 급 당황을 하며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하. 까였나 하는 생각이 들 때쯤 마르쎌이 오케이 했다. 내가 먼저 프러포즈를 한 것이었다. 작년에 올해쯤 한국에서 전통혼례를 하자는 계획을 짜고 가족과 상의를 했다. 그리고 올해 5월에 결혼식 전에 한국에 들어가서 가족들에게 마르쎌을 소개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