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나이를 먹을수록 사회의 시선으로 나를 비교하며 더 절망하거나 혹은 그 비교로 인해 나에게 만족감을 가지곤 한다. 나 자신의 눈이 아니라 사회의 눈으로 바라봄이 익숙해짐에 따라 마음 한구석에는 작은 공허함이 남기도, 혹은 모르고 지나쳤다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진 허무함에 무기력해지곤 한다.

 이 영화는 그런 나 자신을 내 시선으로, 오롯이 비추어 보라는 메시지를 담고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중산층 가정, 그리고 그들의 이웃들은 겉보기에는 정상적이고, 행복해보이는 가정이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마음을 닫고 어딘지 모르게 무시하고 냉담하는 가족이다. 남편 래스터는 아내의 잘나감과 자신의 무능력을 비교하며 무기력해지는 그런 가장이다. 래스터는 딸의 친구를 보며 욕정에 불타오르고, 오로지 딸 친구에게 잘보이기 위해 운동도 하고 의욕을 불태우는 그런 웃지못할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영화에서 래스터의 가정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이 나오는데 이들은 하나같이 우리 안에 있는 것을 지니고 있다. 바로 타인의 시선을 너무나도 중요시 여긴다는 것이다. 사회의 암묵적인 역할들을 충실하게 해내면서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다가 결국 마지막엔 욕망들이 분출됨과 함께 모든 것이 붕괴되고 만다. 이는 결국 우리의 다른 단면을 제시해준다.

 반면, 제인의 남자친구 리키의 시선들이 영화 중간중간에 나왔는데 가령 비닐봉지가 날라다니는 모습을 보며 아름답다고 말하는 리키의 시선들, 아마 영화 안에서 가장 본인의 욕망에 충실하게 살고있는 것은 리키가 아닐까 싶다. 영화를 보면서 리키의 시선을 따라 풍경을 바라보면 내가 모르고 지나치던 부분들이 그렇게 아름다웠던가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아무생각없이 길을 걷다가 사소한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낄때, 나는 리키를 떠올리곤 한다. 영화는 그렇게 붕괴한 가족의 단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세상이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이러한 장면들에게 공감도 되면서 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장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절정부분이라고 생각되는 영화 마지막에는 안젤라가 버진임을 고백하고 무엇인가 깨달음을 얻었던 래스터, 그리고 래스터의 죽음에서 아름다움을 느낀 리키의 말에 동감하며 일종의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낀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 카타르시스는 이어지는 래스터의 독백에 영화에 나오는 각 등장인물의 삶 뿐만아니라 내가 지나온 생활들도 한번쯤 깊게 고민하게 만들어주며 래스터같은 어떤 깨달음을 주게 한다. 

삶이란 것은 행복과 고통의 연속이지만 이 연속적인 것들은 또 하나의 아름다움이며, 우리는 항상 그 사실을 명심하며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래스터의 마지막 독백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살다보면 화나는 일도 많지만, 분노를 품어선 안된다. 세상엔 아름다움이 넘치니깐. 

드디어 그 아름다움에 눈뜨는 순간, 가슴이 벅찰 때가 있다.

터질 듯이 부푼 풍선처럼.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면, 희열이 몸 안에 빗물처럼 흘러 오직 감사의 마음만이 생긴다.

소박하게 살아온 내 인생의 모든 순간들에 대해..

무슨 뜻인지 좀 어려운가요? 


하지만 걱정마세요. 언젠가는 알게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