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알./일상

최애 동료가 회사를 그만뒀다.

너구ri 2025. 3. 2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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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회사에서는 동료들과 두루두루 친하기도 하고해서 회사에 정도 많이 붙이고 잘 다녔는데

독일 회사에 오니 정붙일 일이 별로 없다.

동료랑 친해지기가 언어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어렵기도 해서 회사를 정말 일하러 다니는 기분이다.

 

회사 엠티.

 

 

하지만 사람이란 사회적 동물이라 했던가, 일만 하면서 회사를 다닐 순 없어서 난 혼자서 맘속으로 내가 좋아하는 동료 몇을 정해놓고 그들에게만 조금더 많이 물어보고 (스몰토크에서) 그들에게만 관심을 둔다.

뭐 말한거 있음 기억해두었다가 어떻게 되었냐 괜찮냐 물어봐주고, 한정적 배려심을 발휘해서 편파적으로 잘해준다.

그들은 내가 그들을 특별하게 좋아하는지는 모르지만 뭐 어따용.

한국에서는 모두에게 잘해주면서 한 두명의 동료와 가까운 친분을 쌓았지만 여기서는 걍 적당히 친절하게 대해주되 내가 좋아하는 동료한테만 특별히 더 많이 물어보거나 한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동료의 기준은 따수운 사람들이다.

독일인들에게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북독일이라 그런지 별 신경안쓰고 개인주의적이고 그런애들이 많은데 간혹가다가 눈치있고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

보통은 이민자 배경의 사람들이 그렇지만 우리회사는 안타깝게도 나만 외국인이므로 그런 특별한 따수움은 포기했다.

하지만 내가 젤 좋아하는 동료 바벳은 남편이 외국인이라 그런가 혹은 20년동안 남아공에서 살았어서 그런가 굉장히 따뜻했다. 그래서 바벳은 모르겠지만 내가 주변에 내가 젤 좋아하는 동료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ㅠㅠㅠ

그녀가 그만둔다!! 아니 어제부로 그만뒀다.

 

같이 프로젝트 몇개를 진행했었는데 어쩐지 소장이랑 미팅할때마다 분위기가 싸늘하고 소장이 물어보는것 마다 신경질적으로 대답해서 왜저래 싶었는데 역시....

바벳이 떠나서 나도 같이 떠나고 싶었다.

이유를 물어보면서 소장때문이야? 했는데 그것도 있고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고했다.

 

독일은 본인이 어디 떠나거나 새로시작하거나 생일이거나 자기 신변에 축하할일이 있을때 자기가 스스로를 축하받으려고 이것저것 구워온다.

그래서 바벳의 마지막날에 바벳이 점심을 싸왔고 나는 그녀를 위해 초콜릿과 작은 편지를 써서 줬다.

그리고 그녀가 이직한 곳에 공고가 났길래 지원해봤다.

알고 지원한건 아니고 그녀가 이직한단 말을 듣고 맘이 헛헛하여 공고를 괜시리 뒤지다가 지원했는데 알고보니 그녀랑 같은 일자리. ㅋㅋㅋ

되면 좋겠다.ㅎㅎㅎㅎㅎㅎㅎㅎ

하지만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녀의 새 출발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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