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한국에서 여자로 소규모건설현장에서 일하기.

2017. 12.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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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맡은 프로젝트가 현장 공사까지 진행이 되게되어 공사현장과 사무실을 왔다갔다 일을 하고있다.


현장에 일하시는 분들은 나를 제외한 전부 '남자'들이다.


내가 노가다뛰는거 아니고 현장 관리자의 역할이니까 사실 내가 여자이던 남자이던 내 위치는 크게 상관이 없다.


도면 잘보면 되고, 구조도 맞게 되어있나 잘 체크하면 되고 건축물이 잘 올라가고 있는지 관리하고 확인하는 일이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50대 내외, 혹은 40대 내외의 한국인 남성분들이며, 소위 사회에서는 아저씨라고 불리운다.



나는 이분들께 직접적으로 한번도 아저씨라는 단어를 사용해본적이 없다.


주로 반장님, 사장님 등, 그의 직함을 불러준다.



하지만 이분들은 몇몇을 제외한 80%정도가 나를 '아가씨'라고 불렀다.



현장관리자들은 보통 성을 붙이고 '아무개기사'라고 불리운다. 그니까 나는 박기사다.(성이 박씨)


보통 고쳐주고, 말해주면 보통은 바꾸는데, 계속 빈정거리면서 대답하는 분도 있다.



그저께였나, 짐을 나르러 온 트럭 기사님이 나한테 


'아가씨가 추운데 사무실에서 치마나 입고 일할것이지 여기에 왜있어요?'


'현장담당자니까요. 그리고 저 아가씨 아니에요. 박기사에요'


'아가씨를 아가씨라 부르지 아줌만가 그럼?'


이라고 개소리를 씨부리시더니 곧이어 바로 자기가 얼마전에 차를 몰고가다가 지 차를 누가 뒤에서 들이받았는데 아가씨더라.


그래서 자기가 아가씨 수리비는 됐으니까 그냥 가세요 하니까 그 아가씨가 화를내면서 아가씨 아니라구요!! 그랬다던데 그럼 아가씨가 아니고 뭐라고 부르냐면서, 


나에게 되묻고 그러길래 내가 너무 기분이 나빠서 선생님이라고 하심되죠! 라고 쏘아붙였다.






나이가 50대인 사람들도 젠더감수성 좀 키우라고 하면,


세상이 바뀌었지만 그들의 인식은 바뀌지 않았고 바꾸기가 힘들며 앞으로 살아온 그 인생을 어떻게 바꿀꺼냐며 옹호해주는 무리가 있다.


50대도 폴더폰 쓰면서 아직도 20년전 386 컴퓨터를 쓰고 편지는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쓰면 내가 인정한다.

(이러신분들 있긴함. 그거 인정.)


근데 핸드폰은 갤럭시 s8, 메일주소도 있고 심지어 폰게임까지해?


카톡도써? 


근데 왜 젠더의식은 -10년인데!!



지 편리한건 기계 그런거 다바꾸면서, 젠더의식 바꾸라는거는 안바꾸는 그런 세상편하게 사는 개저씨들.






유럽으로 해외여행 나가보면 인종차별하는 미개한 사람들이 있다.


두 손으로 눈을 찢거나(동양인 쨰진눈 비하), 원숭이 흉내를 내거나, 조롱하거나 그런 미개한 사람들이 있다.


솔직히 나는 젠더의식 빻은 개저씨들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고본다.




내가 현장기사임을 알고있음에도, 내가 말하지 않는 이상 박기사라고 안부르는 무리.


내가 왜 현장에 나오는지 대충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치마를 운운하며 사무실에서 일 안하냐는 사람.



이들과 동양인 차별하는 미개한 무리와 다를게 뭐야?




21세기에 GDP 11위인 나라에서 이따위 미개하고 빻은 젠더감수성이라니.


진짜 개탄한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생김새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얼마나 많은 남성들에게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루에도 몇번씩 들으며 살아야하는지. 



페미니즘이 사라져야한다면서, 그따위 개소리하시는 뇌 빻으신 분들에게 욕한바지 해주고싶다.


우리나라 젠더의식은 아직도 멀었고, 갈길이 멀다.



건축계에도 하루빨리 여성 소장님들, 여성 기사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럼 또 세상 말세라고 씨부리시는 개저씨들이 있겠지?




세기말이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젠더의식 없는 사람들은 도태되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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