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알냠냠] 건축사협회에 대한 내 바램

2020. 12. 3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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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대한 건축사 협회가 있지만 독일도 그러하다. Kammer라고 건축사 협회가 있다.

독일의 건축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저 협회를 통해서 일정 수준의 교육을 이수해야한다. 

매 교육은 교육마다 참가비가 있으며 꽤 비싸다. 한번 들을때 100유로 이상은 기본.

그래서 들은 교육 이수 점수를 모으고 최소 2년의 건축실무경험을 쌓아서 독일 건축사협회에 내 학력증명서와 함께 보내면 건축사가 된다. 사실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지는 모르겠다. 아직 교육도 안받아보았고 신청만 한 상태.

 

한국은 3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가지고 건축사 시험을 손도면으로 봐서 세과목 합격을 하면 된다.

실무경험 3년 자격시험을 봐야한다는 것 모두 오케이.

하지만 내가 한국에서 일하면서 제일 빡쳤던건 왜 건축사시험을 손도면으로 봐야하는것이며, 이 손도면을 그리기 위해 학원에 졸라리 비싼 돈을 퍼주고 다녀야하는것이였다. 아니 월급도 쥐꼬리만큼 주면서!

 

나는 합리적인것을 좋아한다. 합리적인 어려움, 합리적인 비용, 합리적인 문제수준.

하지만 한국 건축사 시험은 내가 추구하는 합리성과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정말 진짜 제일 짜증났던건, 우리가 대학시절 설계수업에서 정해진 답은 없다고 항상 교육받았고 

실무경험을 해보면 알겠지만 건축 설계 디자인에 있어서 정말 정해진 정답은 없는데, 

(답은 건축주와 건축비용에 있고, 그리고 열쇠는 설득하는 소장님의 말빨에 있음. 그리고 그것의 과정은 바로 디자인을 하며 소장님을 설득시켜야하는 나.)

듣기로는 이 시험엔 정해진 답이 있다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에 얼마나 빠르게 손도면을 그려서 내야하는가가 관건^^

건축물 설계를 손도면으로 3시간만에 끝마치면 그게 건축사인가요? 허가방이나 그렇게 하는거 아닌가요?

하나부터 열까지 졸라 맘에 드는 구석이라고는 있는게 없는 시험이였다.

큰 돈을 들여 무언가를 했으면 나는 그 값어치가 따라오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에 있어서의 나의 숙제는 한국에서 일하면 사무소를 차리던 안차리던 건축사를 따긴 따야하는데 저 돈을 쳐들여서 손도면이나 쳐 연습해야하는 그 돈이 너무 아까웠다.(돈도 쥐꼬리만큼 버는데!!!) 그래서 언젠가 디지털로 바뀌지 않을까를 기대하며 몇년간 개겨봐야겠다가 내 계획이였다.

 

하지만 독일로와서 독일 건축사가 어떻게 양성되는 과정을 쭉 지켜보니, 더 화가났다.

독일의 학과가 어렵냐, 내가볼땐 한국의 설계도 비슷하게 어렵다. 그리고 독일의 경우 5년제를 졸업하면 석사는 그냥 따라온다. 3년 학사과정과 2년의 석사 논문과정이 있다.

나는 5년제를 졸업하고 석사 2년을 더했다. 내가 내 모교에서 배운 학석사과정이 결코 독일대학에 뒤진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그리고 석사과정때 건축을 비롯한 여러 인문 예술 철학등의 수업을 들으며 진짜너무 만족해서 나는 비록 꽤 오랫동안 학교생활을 했지만 이 과정이 나에겐 아깝지 않은 시간이였다.

 

하지만 왜 우리의 삶은 항상 척박할까. 여기는 건축사가 되기위한 수업들을 돈을 내고 듣지만 남는게 있는데, (주로 수업은 내화, 법규, 세금 등 다양하다) 한국은 가치조차없다. 무엇을 위한 시험이지? 내가 대학에서 교육받았던건 너무 좋았는데 건축사 시험내용을 보면 뒤로 후퇴하는 기분. 솔직히 졸업한 고등학생 데려다가 도면그리는 연습만 계속 시켜도 합격할꺼같음. 그리고 왜그렇게 건축사 수에 대해서 안달이고 이걸 왜 같은 집단에서 규제하는지 모르겠다.

건축사가 되면 독일이나 한국이나 협회에 돈을 내야하는데 솔직히 한국은 진짜 개 아깝다.

내가 원했던 협회의 이상향은 이번에 나온 건축사 면허제로 후배 건축사 기회 박탈하는게 아니라 건축업자와 부동산업계와 인테리어쪽, 기타 겹치는 경계선의 업무에서 우리의 일을 더 넓히는 것이다.

설계비 최소한의 금액을 법적으로 정하고, 아뜰리에를 왜 기피하는지, 아뜰리에는 왜 휴가수가 적고 급여를 적게 받는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아서 기성 건축사들과 합의점을 도출하며 설계를 하며 배고프다는 소리가 안나오도록 하는것이다.

 

독일은 건축사가 되면 협회에 돈을 내서 이것을 연금으로 굴려서 나중에 은퇴했을때 연금이 따로 나온다고 들었다.

그래서 많이들 든다고 한다. (어느정도인지 어떻게 받는지는 모름)

여기 건축사협회는 달마다 유명 건축가를 초청해서 강연도 강연이 끝나면 로비에 간식이나 음료를 준비하여 자연스럽게 업계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눌수 있도록 한다.

서울에선 잘모르겠다. 강연을 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르겠고 이번에 추진하려는 그 개같은 건축사면허제?로 기성 건축사들 밥그릇 안뺏기려고 하는거 그런 집단 행동밖에는 다른 행동은 못봤다.

건축사 면허제 할꺼면 본인들부터 자격심사했으면 좋겠다. 대학생들이 수업끝나고 교수 평가제 하는거처럼 본인들부터 잘하고있는지 돌아봤으면 좋겠다. 내가 일할때 허가방 기성건축사들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른다. 

한번은 출근길에 건축사사무소를 봤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는 곳이였다. 불은 가끔 켜있는데 도면, 모형 그런건 없고 간이 골프 연습하는 것과 낡은 사진들, 족히 30년은 되보이는 흑백사진들과 직원하나 없고 프로젝트가 있는거 같지도 않았다. 보통은 항상 잠겨있는데 가끔 보면 들었던 생각이 여긴 뭐하는 곳이지 였다.

 

한국 건축을 망치고있는건 대한건축사협회가 아닐까 싶다.

사실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새건축협의회????? 이런것들이 한국 건축을 망치고있다고생각한다.

당신들이 건축 노동환경을 위해 해준게 뭐가있나

건축사 양성을 위해서 한게뭔데, 세상은 빔이니 3D 프린터니 뭐니 앞서나가는데 학원 구석에서 손도면이나 쳐그리는 현실에 당신네들이 보태준게 있긴한가

협회는 어떤 사짜들어가는 직업보다 많은데 버는 돈은 어떤 사짜들어가는 직업보다 한참적다.

그럼 꼰대들은 말한다 돈이 전부가아니라고.

그렇다 돈은 전부가 아니지만 내 노동에 대한 가치는 보상받아야한다. 이것마져도 보상받지 않으면 노예다.

그리고 자본주의 한국에서 돈은 거의 전부다.

정신좀 차렸으면 좋겠다.

 

여기에서 있다가 얼마전 면허제에 대한 이슈를 보고는 너무 화가나서 내공간에다가 적을 수 밖에 없었다.

뭐 나는 지금 한국에 있진 않았지만 한국의 건축설계 노동환경이 나아지길 바란다.

건축사 시험이 시대에 걸맞는 합리적인 시험으로 변화하길 바란다.

기성세대들이 좁은 영역에서 도태해가며 자기네들 밥그릇 안뺏기려고 눈에 보이는 수를 쓰기보단 우리의 좁은 영역을 넓혀가며 설계비 하한제 법으로 정해가며 우리의 밥그릇을 지켜주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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