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로 온지도 1달이 지났다.
하노버에 도착한지 1주일이 지나서 엄마에게 내 여름옷이 들어있는 캐리어를 부쳐달라고 부탁하였다.
엄마는 알겠다면서 1주일동안 챙겨서 택배를 보냈고, 항공택배로 보냈었는데 그것도 2주나 다 되서 받을수 있었다.
집에서 보낸 택배는 우체국 박스 5호짜리 두개.
보내준 물품은 내 공부책들이랑 석사논문, 졸업장, 옷, 전기장판, 팔도비빔면 소스, 소면 그리고 독일의 그지같은 날씨때문에 비올때 입고다닐 바람막이 하나를 사서 보내달라고하였다.
독일은 비가 그지같이 오기때문에 우산쓰기는 엄청 애매하고 그렇다고 안쓰자니 비가 묻어서 짜증나고 쓰자니 쓸정도로 내리진 않는다. 분무기처럼 비가온다.
한국에서 모자를 잘 안쓰고다니고 모자있는 후드도 안사는 편이여서 독일에 가지고 온 옷들중에도 모자달린 옷은 거의 없다. 그래서 항상 이도저도 아닌 우산을 가지고 다녔는데 이번기회에 엄마한테 부탁한것이다.
무튼 우편물을 보냈다고 한 뒤로 하루하루 우편물 조회를 해봤다.
우편물들 중 하나는 기숙사로 도착을 했지만 하나는 세관에 걸렸다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정말 온갖것을 검색하며 관세를 내야하는가를 찾아보았다.
엄마가 산 바람막이가 택을 제거 안한체 넣었다는것을 알게되었고, 식품도 빼앗길수 있다고...
아직 도착한 내 택배는 찾기 전이라서 걱정많은 나는 또 졸라리 걱정을 했고,
어학원에서 만난 한국친구는 전기장판이 걸린것이다. 라고했고, 남친은 식품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했다.
그리고 블로그에서 본 글에는 택을 안뗀 새 재품때문에 관세를 냈다라는것을 보았다.
이 구역의 쓸데없는 걱정왕인 나는 졸라리 걱정을 했고, 정안돼면 관세를 부모님께 요청하자!(그래나는불효녀)
라고 결론을 냈고 걱정을 멈췄다.
기숙사에 도착한 짐을 풀어보니 식품과 택을 안뗀 내 바람막이가 들어있는 소포였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나는 최악의 상황을 항상 걱정하지만 내 상황은 항상 최악까진 가진 않는거같다.
항상 걱정을 절벽 낭떨어지까지하고 그거에 대한 대책을 세워놓았지만 그래도 불안감에 시달려하는 스타일.
저같은 스타일 또 있나요? 이 구역의 걱정인형이 바로 나.
그리고 안심을 졸라 하고 이제 쫄에서 편지가 오길 기다렸다.
편지는 택배가 쫄에 걸렸다는 DHL 홈페이지의 글을 보고 한 3일 있다가 도착한것같다.
어학원 친구는 본인도 쫄에 걸렸고 아는사람이 대신 받으러 갔는데 싸가지없는 공무원한테 걸려서
분명 다 쓰던것임에도 불구 "내가 니가 중고를 보냈는지 어떻게알아!!" 하고 나와서 그 지인이 "그럼 냄새를 맡아보시던가" 하는 대처로 대응해서 다시 그 공무원이 "내가 냄새를 왜맡아!" 하는 전개로 이어졌고,
어찌저찌 그래도 물건을 다받았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공포+1000, 걱정+1000000)
나도 냄새를 맡아보게 하리라 하는 생각과 누가봐도 나머지 상자에 있는 물건은 내꺼니까 별 문제는 없을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전기장판도 독일오기전에 새로 산것이였고 엄마한테 껍데기까지 보내달라고 졸랐으나, 전기장판 껍데기는 상자에 들어가지 않아서 엄마가 버리고 비닐봉지에 넣어서 보내주었다.
껍데기가 있어야 들고다니기도 편하다고 왜 안들어가냐면서 약간 엄마한테 징징거렸는데...
진짜 엄마한테 너무 감사했다. (나란년불효녀년, 반성하자)
3일 뒤 쫄에서 편지가 왔고, 바로 다음날인 어제 아침 일찍부터 쫄에 갔다.
쫄에 걸린 상자가 20키로가 넘어서 또 그걸 이고지고 올생각에 걱정을 또 엄청했는데
남친이 캐리어를 들고가서 담아오면 되지않냐고 했다.
나는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여서 오 대박을 외치면서 천재같다고 남친 칭찬 해줬다.
하노버 세관은 정말 멀었다. 트램타고 6정거장을 타고 가서 한 20~30분을 걸어갔다.
걸어가는동안 온세상이 다 재수없게 보이고 짱나고, 멀고, 걱정되고, 무섭고, 그랬다.
가는 풍경도 삭막해보여서 그런지 혼자 걸어가는데 온갖 상상을 다했다.
최대한 학생처럼 보이려고 세수도 안하고 양치만 하고갔다. (뭔관련성.....)
머리도 대충 묶고 앞머리도 삔으로 꽂고 갔다.
책이있으니 난 졸라 학생이다. 최대한 불쌍해보이는 돈없는 유학생처럼 보이려고 연습을 하면서 갔다.
도착한 세관은 도로변에 입구가 여러군데 나있지 않고 울타리를 쳐놔서 뺑둘러서 들어가게 되어있었다.
(이것도 첨엔 짜증)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엔 세관도 못찾고 주변을 맴돌았는데 대충 눈치껏 상자든 사람이 나오는걸 보니 대충 찾고 들어갔다. 들어갔는데 무슨 영화같은데서나 보는 교도소 대기실같은 분위기의 대기실이 있어서 1차 당황.
번호표 뽑는걸 못찾았는데 미리 기다리던 사람이 친절하게 알려줬다.
(무서운 분위기에선 친절한 사람에게 고마움을 천배 정도 더 느끼는것 같다)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여권도 보지않고 내가 들고온 편지만 보고 찾으러 들어갔고 초초하게 주변을 살피는데 안쪽 책상에 앉아있는 다른 남자 공무원이 나에게 웃으면서 "모잉"하고 인사를 해줬다.
이때부터 긴장이 좀 풀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졸라 친절하다란 생각에 뭔가 좋은 기분이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담당 공무원이 졸라 무겁다면서 상자를 들고와서 뭐가 들었냐구 물었다.
"Meine gebrauchte Sachen..." 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안에 있는 품목들 책, 옷, 전기장판을 말해주었다.
보낸사람이름을 가리키면서 누구냐고 물어서 아빠라고 대답했다.(실제로도 울아빠 이름이였음)
그러더니 이 상자 무거운데 뭐 들고갈꺼 가지고 왔니? 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당연하다고 대답했던거같다.
되게 친절한 공무원이였다.
그래서 상자 까보라고 해서 열심히 깠다. 장갑끼고 공무원은 내 옷들이랑 전기장판 이런거 다 확인해보더니
"Alles Gut!" 이럼서 가보라고 했다.
그리고 직원이 들고온 구루마를 빌려주면서 이거 사용하고 다시 돌려달라고했다.
나는 당케를 외치면서 기분이 좋아져서 나갔다. 심지어 구루마가 잘 안굴러가니까 직원이 나와서 직접 시범도 보여줬다.
아 너무 친절해!!!!
그리고 가지고온 내 캐리어에 물건을 넣고 구루마 반납하고 상자는 버리고 다시 그 먼길을 돌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갈때는 재수없게 보인 그길들이 돌아올때는 어찌나 가볍고, 즐거워보이던지
캐리어도 졸라 무거웠지만 마음의 짐이 더 무거웠어서 그런지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심적 고통과 캐리어를 들고 온 체력적 힘듬으로 인해 저녁 9시부터 잔건 비밀
이제 쫄에서 또 편지가 와도 당당하게! 생각해보니 내 여권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친절한 세관공무원)
노하우를 알았다.
1. 금액은 항상 10불에서 20불 사이로 적을것(미국달러기준)
2. 새물품의 경우 택을 모조리 다 땐다. 최대한 중고같아야함
3.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하노버의 경우 전자제품이 잘 걸리는것같다. 그러므로 전자제품과 식품을 분리해서 보낸다면 식품은 안뺏길수도 있을꺼같다. 식품이 있냐고 물어본걸 봐선 식품이 있을경우 뺏기는 경우도 있을것 같다.
4. 걸렸을땐 최대한 학생으로 보이라고 주변에서 조언을 많이 해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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