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 그 동안의 짧은 근황

2020. 10. 4. 21:11
반응형

 

출근길 :)

 

 

블로그에 글을 안쓴지도 벌써 5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하하하 게으르다.

 

벌써 직장에 다닌지도 9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6개월이 흘러서 나는 이제 정규직이 되었고, 독일어로만 회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정말 힘이든다.

 

소장 울리히가 나한테 너 화요일날 두시간 일찍 끝내게 해줄테니까 어학원 다시 다녀라.

해서 나는 화요일 두시간 일찍 퇴근하고 어학원을 다니고있다. 사실 다른날 그 두시간을 땜빵해야해서 힘들지만,

화요일 세시에 끝나는게 마치 단비같이 나에겐 좋다.

그래서 사실 수업은 여섯시인데 그냥 세시에 퇴근중이다. 그럼 그때 치과도 가고 은행업무도 볼수있고,

아니면 친구랑 만나서 수다를 떨기도 한다. 다른날 채워서 일하니까 뭐 부담감도 적다.

 

독일의 건축사무소는 한국의 건축사무소보다 훨씬 유동적이고 널널하고 덜 쫒긴다.

나는 지금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인테리어라고 말하기엔 좀 그렇지만 어쨌든 기념물보호법 때문에 외관을 못 건들이는(오로지 정비만 할수있는) 부동산 회사의 사옥을 맡아서 진행하고있다.

2017년부터 진행되고있는, 매우 오래되었고, 전임자도 세번 바뀌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자료들이 엉망진창인 그러한 프로젝트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다행히 전임자가 퇴사했다가 다시 입사해서 모르는게 있으면 걔한테 물어보면서 진행하고있다.

어쨌든 혼자서 소장이랑 둘이서 해나가고있기 때문에 독일어 의사소통에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

처음에는 Gewerke이랑(한국어로 설명하면 도장회사, 철거업체 그런 건설 소규모 업체들 정도) 전화도 못하고 이메일 쓰는거면 한시간 내내 끙끙거리면서 쓰곤했는데,

요즘은 이메일도 대충쓰고, 못알아들으면 지들이 전화하겠지 하는 마인드로 ;; 그리고 전화도 자주 하는 편이다.

전화를 하다보니 전화가 메일보다 더 편해졌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업체들. 너무 감사하다.

독일어를 못하는 나에게 익숙해진 느낌이랄까?

그래도 여전히 힘들다. 힘든걸 말해서 뭐하나 하는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힘들다.

 

 

그래도 어찌저찌 꾸역꾸역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나오는 결과물이 그렇게 뿌듯할수가 없다.

이맛에 건축하는거같다 정말.

 

 

한가지 다행이고 운이 좋은건 한국인 전남친과 헤어지고 독일인 남자친구를 만났으며 룸메이트도 독일인이기 때문에 사방 온천지에서 독일어만 쓰는 환경에 노출되다보니 듣기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다.

 

그리고 독일인 남자친구와 싸울때마다 내 말하기실력이 오센치씩 느는 느낌이다.

 

한국보다 월급은 훨씬 많지만 어쨌든 그 돈을 다 어학원과 독일어에 투자를 하고있기때문에 사실 내 손에 쥐는 봉급은 한국이랑 거의 비슷한거같다. ㅎㅎ 그래도 독일에서 일하고싶은건 수평적인 관계와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서 인거같다.

나는 건축에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일보다 내 생활이 더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독일 건축사회가 나에게 더 잘 맞는거같다.

 

오늘이 독일에 온지 딱 일년반째 되는 날인데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그래도 짧지만 내가 목표한것을 한단계 이뤄냈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뿌듯하다.

아직 가야할길이 구만리이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꾸역꾸역 존버하면서 생활하려고한다.

 

여기서 완전히 정착을 할지 한국으로 돌아갈지는 아직도 미지수이지만

그건 나중으로 미뤄놓고 지금 이 여유있는 독일의 삶을 즐기고 독일어도 열심히 배워보려고한다.

 

히히 그리고 블로그 글도 매주 하나씩 남겨야지.

너무 게으르다.ㅠ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