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도저히 글쓰기를 하지 않아서 약간 나와의 약속처럼 월마다 그 달마다의 느꼈던 감정들을 한꺼번에 생각나는대로 끄적여본다.
1.
아직 병오월이 다 지나간건 아니지만, 병오월 병오일을 넘겼으니 큰 산을 넘긴거같고 반은 넘겼으니 뭐 총평을 해보자면 매우 바쁘다.
그리고 내가 예민해진거같기도 하지만 앞자리 동료의 항상 도를 넘었던 간섭이 이제는 더욱더 거슬린다.
하지만 참을 인 세번! 잊지말자. 무시하기. 몇번 무슨뜻이냐고 인상을 조금 찌푸리면서 물어보면 그 다음부턴 그나마 좀 친절해진다.
천장 디자인을 하고있는데 그게 좀 끝이 보인다. 항상 뭔가 나는 다 계산했지만 그래도 뭔가 확실하지 않은 찜찜함이 남아있다.
하도 현장에서 뒤통수를 맞아서 그런가.. 아 이렇게 하면 될꺼같은데 안돼면... 이런 생각이 항상 머리에 있는거같다.
2.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것.
한국 풍경인데 스위스라는 둥, 유럽이라는 둥 뭔가 사대주의스러운 말을 가져다 붙이며 좋아하기.
어색하게 유럽 장식품 가져다놓고 유럽풍이라고 좋아하기.
인테리어에 유럽소리 좀 안났으면 좋겠다. 나는 왜 한국인들이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을 무시한채 저런 사대주의스런 말을 같다붙이면서 흠모하고 선망하는지 모르겠다.
유럽풍 어쩌고, 유럽 빈티지풍 어쩌고, 유럽의 깊은 역사 어쩌고 할시간에 을지로 재개발과 같은 도시 "난개발"로 우리의 잠재성이 무너지고 그냥 네모나고 높은 아파트가 세워지고 있다고!!
3.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승리하지 못할꺼같다는 암담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 의미인 즉슨, 미국이 달러로 규제하고 군사력도 지원했으나 다 소용없단 소리다. 한마디로 러시아가 곧 승리한다고, 아니 승리하고 있다.
푸틴은 본인 건강빼곤 흘러가는 시간에 대해 아쉬울 것이 없다. 이번 전쟁의 시간은 푸틴 편이다.
그럼 왜 미국은 계속 무기를 보내는가.
그리고 이건 어떻게 끝이나야 하는가.
푸틴같은 쓰레기가 이기고 있으니 어느 결과도 암담하다. 이미 우크라이나 국민은 많이 죽었다.
이 전쟁이 꼭 일어나야했을까.
나는 저런상황이 되면 전쟁이 나길 바랄까 아님 나지 않길 바랄까.
러시아의 속국이 되는것도 참을 수 없지만, 내 가족이 전쟁으로 죽고 부상당하고 그보다 더 심한일을 당하는게 더 싫다.
가족들이 다 죽었는데 이긴다 한들 그게 무슨의미일까.
남친은 옆에서 일어나지도 않을꺼 생각말고 우울해하지말고 부정적인 생각하지말라는데, 우리나라는 휴전국가라구!
그리고 인플레이션도 걱정하니까, 남친이 배부른 고민이라며 그런 고민하는거보다 우크라이나 도울생각이나 하라고..
그건 맞다.
남친은 가끔 정곡을 찌르지만 따뜻한 소리여서 놀랄때가 많다.
4.
상황이 이렇고 환경오염으로 기후변화까지 몸소 체험하니 거의 뭐 비관적이고 회의적인 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왜 인간은 이렇게 살아야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하기위해 태어났다. 우리 종족의 존재이유는 무엇일까.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같은 이런 혼자만의 회의적인 상황속이다보니 이런 근본적인 의문이 생기는 것같다.
남친은 곰곰히 나의 질문들을 듣더니 자기도 그런 고민 많이 했는데,
그렇게 뺑뺑이 돌며 질문을 반복하다 보면 아무런 해답도 없는거에 지치고 그러다가 한 질문으로 도달했다고 대답을 해줬다.
그의 마지막 질문은,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것인가. 를 고민해보라고 했다.
와.
또 울림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가끔 멋지다.
5.
오늘 스터디 형식으로 쭘미팅을 하는데, 한달에 한번하고 아는 오빠 유튜브 채널에 게스트로 출현해서 이야기나누고 그 오빠가 편집해서 올림.
근데 오빠가 오늘 다른 패널을 데리고 왔는데 너무 멋있었다.
건축일은 아니지만 비슷한 무언가로 작업하는데 그분의 작업물을 보면서 뭐랄까 영감 뿜뿜, 예술을 본 느낌이기도 했다.
멋지다.
예술적인 작업을 마주하고 나면 내 마음이 그렇게 풍요로와질 수가 없다.
그리고 마음한켠엔 나도 저런거 하고싶다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역시나 나는 꾸준하지 못해서..ㅠ
다시 고민해봐야지.
6.
저번달 한국을 다녀와선, 가족만 생각하면 눈물이 글썽해지고 울었는데 일단 한번 만나고오니 더이상 울지 않는다.
참신기하다. 울컥은 하는데.. 예전처럼 슬프지 않다.
근데 이런 감정을 계속 안고가야하는 거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이제 기약없는 당분간은 여기서 살테지만 평생이라고는 이야기하지 못하겠다.
그런데 한국에선 또 못살겠거든..(특히 향후 5년간)
나는 왜 만족할줄 모르는가!!!
7.
외할머니가 편찮으시다.
내 유년시절 기억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외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실때도 너무 슬펐는데 외할머니마저 하늘나라가시면 더 슬플꺼같다.
이렇게 점점 내 유년시절을 함께 공유했던 사람들이 어느새 먼저가고 내 유년시절의 기억을 나 혼자만 나중에 가지고 있을꺼라고 생각하니 퍽 슬프고 쓸쓸해지고 우울해졌다...
특히나 이렇게 멀리 살때 안좋으시면 마음대로 찾아갈수도 없고 너무 슬프다.
8.
요즘 내안이 공허해진거 같아서 뭔가 영혼을 채우는 일을 하고싶다.
별건 아니고 책읽기, 글쓰기 그리고 예술작품 공부하기.
좋아하는 작가들을 장르생각없이 가볍게 한번씩 나열할까 고민중이다.
아 필름카메라도 슬슬 가지고 다녀야지...
생각만 하지말고 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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