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생활/연애 그리고 결혼

마르쎌의 장점을 말해보잣

너구ri 2025. 1. 1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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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좀 유별난 사람이였다.

엄마가 집을 비웠을때 아빠가 상을 차리라고 하면 진짜 그게 그렇게 싫었다.

본인도 손두개 발두개!! 나도 손두개 발두개!! 나는 밥 다먹었는데!! 내가 차려서!!!

근데 왜 아빤 내가 차려줘야해???

진짜 너무 싫었다.

뭔가 부당함을 느꼈다.

자식을 위해 고생하는 아빠를 위해 상차리는게 뭐 대수라고 할테지만 나는 대수였다.

(고생하는거 맞는데 어차피 돈안벌면 자기도 굶어야하고.. )

추석때 제사를 지내는것도 그랬다.

우리는 할머니가 기독교였지만 그래도 제사음식을 먹고 제사대신 예배를 보았다.

그때도 여자들만 일하는게 부당했다.

한살 어린 남자 사촌동생이 있었는데 왜 걔는 일도 안하는데 나랑 내 여자 사촌은 어릴때부터 일해야했나.

왜 우리가 다먹은 상치울때 아빠 작은아빠는 쇼파에서 잠만 잘까 티비만볼까?

같이 하면 더 빨리 끝나는데!!! 왜!!!

 

그래서 사실 스무살이 넘어서는 아 결혼할 수 있을까, 아니 난 금사빠라 결혼은 할꺼같은데 이혼도 할꺼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우리 할머니가 엄청 포악한 시댁도 아니였고 제사도 빡시게 지낸것도 아닌데도 어릴때부터 부당함이 가득했는데 커서 넘의 집 일 혼자하고 있으면 너무 빡칠꺼같다.

그래서 그걸로 남편을 쥐잡듯 잡고 싸우다 이혼하겠지....

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한적이 있다.

 

그러다 우연히 흘러흘러 독일인을 만나 결혼을 했다.

90세 넘은 우리 할머니가 마르쎌이 어디가 그렇게 좋았냐고 물었다.

나는 생각하지도 않고 자동적으로 나왔다.

"집안일을 잘해요."

그렇다. 마르쎌은 나보다 정리를 잘한다..

내가 많이 배우고 있다.

다행히 사적인 영역은 건들이지 않아서 어릴때 자주 듣던 엄마의 잔소리, 니 책상좀 치워라 같은건 듣지 않아도 된다.

마르쎌 책상과 내 책상은 크기도 재질도 똑같은데 많은 차이가 있다.

청소기 미는것도 좋아하고 약간 통제광 기질이 있어서 본인이 다 해야한다.

그래서 결혼하고 청소기 민적이 3번정도 있다. 헤헤.

 

비록 잔소리가 조금 있고 청소할때 예민해지지만... 난 참을 수 있다.

그리고 깨끗한방식을 사용해서 나도 그걸 보고 배운다.

한번은 마르쎌이 내 능력밖을 요구하길래 아 진짜 이제 이건 내 한계다.

난 못한다!!! 더 이상 원할꺼면 난 못맞춰주니까 걍 갈라서자!! 했더니 미안하다고 자기도 아래로 맞추겠다고 했다.

그래도 나의 장점은 나는 고치려고 노력은 한다는 점이다.

일이던 성격이던... 실수는 하되 똑같은 실수를 세번이상 안하려고 노력한다.

 

무튼 이런 마르쎌 요리까지 잘한다.

한식은 아니지만 한식은 내가하면 되고 주로 마르쎌은 양식을 담당한다.

사실 이 글을 쓰고자 했던 이유는 요리자랑 이였는데 쓰고보니 청소잘하는 남편 자랑으로 되었다.

독일음식 및 본인이 꽃힌 인도커리, 빵, 기타 등등을 잘 만든다.

특히 스프의 제왕이다.

 

감자스프였는데 왼쪽은 본인이 강황을 너무 좋아해서 넘 많이 넣어서 강황감자스프가 되벌인

그래도 맛은 있었다.

 

 

 

소스와 감자 크뇌델을 직접 만들었다.

거기에 왼쪽은 사슴고기 오른쪽은 롤라덴으로 소고기말이인데 롤라덴은 직접 만들었다.

 

 

 

 

 

직접 구운 당근케이크와 키쉬 그리고 디저트 파이? 케이.

존맛 특히 마르쎌 키쉬도 잘만듬

 

크리스마스 선물로 책 빵굽는 레시피가 있는걸 선물로 주었다.

평소 관심이 많았는데 그 책을 받고 삼일 뒤 구웠다.

 

왼쪽은 작년에 시도한 빵. 오른쪽이 이번에 구운빵이다. 맛있었음.

 

 

 

 

예전에 커리에 미쳐서 커리만 주구장창 만든게 있었는데 이번에야말로 그 대장정을 이뤘다.

지금까지 만든커리중에 젤 맛있었다.

난 굽기는 어려워해서 본인이 직접 구운 빵과 함께.

 

 

내가 귤을 좋아해서 가끔 귤로 이렇게 귀여운 장식을 해서 주기도 한다.ㅋㅋㅋ

 

귀여우면 끝난거라던데 난 내남편이 좀 많이 귀엽다.

사랑스럽군

요리 잘하는거에도 단점이 있으니 한번 꽃히면 일주일 내내 만들어대서 한번은 뇨끼를 그렇게 만들다가 내가 질려서 그 뒤로 뇨끼는 절대 안먹는다. ㅋㅋㅋㅋ

살림꾼에 요리까지 잘하니 넘 좋다.

이밖에도 소소한 장점들이 많다. 

사실 많이 투닥거리지만 이렇게 장점을 남겨보며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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